뒷담화·정치질하는 동료, 어떻게 대처하죠?

뒷담화·정치질하는 동료, 어떻게 대처하죠?

[별별SOS] 2. 남 헐뜯느라 바쁜 내 동료, 무시가 답일까?

2022. 01. 26 (수) 17:20 | 최종 업데이트 2022. 01. 27 (목) 18:01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살다보면 별별 일들이 다 있죠. 퇴근하고 혼술 한 잔, 운동이나 명상 10분에 훌훌 털어낼 수 있는 일이 있나 하면, 편히 쉬어야 할 주말까지 주먹을 불끈 쥐게 하는 일들도 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해결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나요? 혼자 판단하기 어려워서, 다른 직장인들의 생각은 어떤지 조언을 들어보고 싶나요? <컴퍼니 타임스>에게 별별 SOS를 보내주세요. <컴퍼니 타임스>의 에디터들이 직장인들에게 대신 물어보고, 더 나은 직장생활을 위한 방향을 함께 고민합니다.

⭐별별이2: 뒷담화하고 정치질하는 동료, 어떻게 대처하죠?
같이 일하는 동료를 어떻게 대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이 분의 문제는, 일하는 분위기를 흐린다는 거예요. 뒷담화를 엄청 하거든요.

뒷담화 대상은 하나가 아닙니다. 팀끼리 있을 땐 경영진 뒷담을 하고, 친한 직원들과 있을 땐 그 자리에 없는 동료 뒷담을 해요. 모여 있는 사람에 따라 그때그때 대상을 골라서 다 같이 욕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재주가 있어요.

그런데 저는 이게 쓸데없는 뒷담이고, 소위 말하는 ‘정치질’처럼 느껴집니다. 회사에서는 일을 해야지, 파벌을 만들어서 분란을 일으키면 오히려 일에 방해가 되잖아요. 이런 동료에게는 어떻게 대처해야 현명한 걸까요?

⭐10+년차 에디터
#평점 2점대 회사 여럿 경험한 직장인
#JPHS ‘애널리스트’ 유형 (JPHS가 궁금하면 ▶여기◀) 
#Z세대와 조금 멀리 있는 M세대

뒷담화로 고충을 겪고 계신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원치 않는 얘길 들어야 하는 스트레스도 크셨을 거고요. 쓸모조차 없는 이야기라면 더 피곤하셨을 것 같아요. 일보다 힘든 게 사람이란 말을 제대로 체감하고 계신 듯 합니다.

그 동료도 뒷담화가 나쁜 건 알고 있을 거예요. 그럼에도 끊지 못하는 건 중독성 강한 ‘길티 플레저’이기 때문인데요. 다른 사람을 깎아내림으로써 더 우위에 있다는 걸 확인받고 싶거나 자신이 옳다는 걸 인정받고 싶은 마음, 심리적 공감대를 조성해서 같은 편인 걸 확인하고자 하는 심리가 내포돼 있어요. 심한 경우 동참하지 않는 사람은 적으로 간주하기도 하죠.

그렇다 보니 동조하고 싶지 않아도 괜히 없는 자리에서 내 욕을 할까 봐, 따돌릴까 봐 혹은 중요한 정보를 놓치게 될까 봐 어쩔 수 없이 자리에 끼게 되고요. 업무 외적인 일에 신경을 쓰게 되면 업무에 집중할 에너지마저 빼앗기는 악순환을 겪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말을 더할 여지를 주지 않는 겁니다. 온라인에서라면 가장 무성의해 보이는 ‘응’도 아닌 ‘ㅇㅇ’과 같은 답으로 혼자 신나게 떠들 수 있게 해주고, 오프라인에서라면 “그래”, “그랬구나”, “그렇구나”와 같은 답을 하는 거죠. 핵심은 혼자 말을 할 수 있게 하고, 내 반응은 구체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겁니다. 그럼 그 분도 재미없어서 점차 뒷담화를 줄여갈 거예요. 물론 다른 타깃을 찾아서 뒷담화를 이어가겠지만요.

뒷담화를 즐기던 그 분은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기피 대상자가 되고 말 거예요. “앞에서 하지 못하는 말은 뒤에서 하지 말라”는 말처럼 안 좋은 말일수록 당사자의 귀에 꼭 들어가게 돼 있거든요. 경영진이 그 말을 들었다면? 뒷 일은 불보듯 뻔합니다. 동료들도 입을 더럽히기 싫어서 말을 안 했을뿐 실체를 눈치챘을 거예요. 몰랐던 분도 언젠간 알게 될 거고요.

⭐4년차 에디터
#팩폭 두려워하지 않는 ENTP
#JPHS ‘컨트롤타워’ 유형
#Z세대는 아니지만 M세대

직동끼리 모여 인격 나쁘기로 소문난 상사를 마른 안주처럼 씹어본 경험, 누구나 한번쯤은 있을 것 같아요. 이런 경험이 모두를 끈끈하게 만들어주기도 하고, 때로는 혼자 끙끙 앓고 있었던 스트레스를 풀어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시도때도 없이 남 흉 보는 데 골몰하는 동료라면 굉장히 피곤하죠. 어디에나 한 명씩은 있고요.

제 생각에, 이런 사람들을 대하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냥 두세요. 남들도 그 사람이 ‘그런 사람’이란 걸 이미 다 알고 있습니다. 굳이 말하지 않고, 관심을 주지 않을 뿐이죠. 남의 흠을 잡아내느라 금쪽같은 시간을 허비하는 그 분을 불쌍히 여기며, 사뭇 신경 쓴 어조의 “네….”와 어색한 미소를 건네 드립시다.

‘그런 사람’과 어울리게 되면, 괜히 신경이 쓰일 수도 있어요. ‘나도 같이 뒷담을 했다고 사람들이 오해하면 어떡하지?’ 같은 고민이 들 지도요. 하지만 행동 하나가 그 사람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결정하진 않아요. 별별이님이 평소 다른 사람들에게 예의를 갖춰 행동했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 뿐만 아니라, 많은 동료들이 뒷담화에 동조하고 또 방관하며 분위기를 흐린다면? 그 회사의 조직문화가 어떤지 돌이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이런 경우 나 혼자 처신을 잘 한다고 해서 바뀌는 건 없잖아요. 나와 이 회사의 조직문화가 맞지 않는 걸 수도 있어요. 소위 말하는 ‘컬처핏’이 안 맞는거죠. 뒷담화를 신경 쓰기 싫어도, 이런 사람이 스스로 떨어져나가지 않거나 주변에 너무 많으면 감당하기 힘들 거예요. 그 회사보다 별별이님에게 잘 맞는 회사는 세상에 많다는 것(정말로요!), 잊지 마시고 커리어를 쌓아가시길 바라요.

⭐지나가다 사연 보고 함께 고민에 빠진 10년차 직장인 
#JPHS ‘중재가’ 유형 
#I와 E 사이에서 오락가락 중인 INFP
#M세대 끝자락에 서서 나도 MZ라 우겨보는 M세대 

좋은 얘기도 한두번 들으면 지겨운데, 매일 남 욕하는 동료 옆에서 안 좋은 소리를 듣다보면, 어휴, 괴롭죠. 직장 상사 뒤에서 다같이 욕하는건 인지상정이라는게 직장인 국룰이라지만, 이것도 어쩌다 한두번 공감대가 있을 때 얘기지, 매번, 자리에 없는 사람이 돌아가며 대상이 된다면, 아 생각만 해도 피곤. 

그런 날은 자려고 누워있으면 덩달아 나쁜 사람이 된 것 같기도 하고, 어쩌다 맞장구라도 친 날이면 혹시나 욕 먹은 사람이 알면 어쩌나, 내가 그 자리에 없으면 나도 뒷담화의 주인공이 되겠구나 하는 불안감도 생기잖아요. 
   
무시가 답이라지만, 남 욕하는 동료 앞에서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고 있다보면, 나 지금 뭐하고 있나 싶기도 하고요. 내 소중한 휴식 시간이 이렇게 쓰이고 있다니 자괴감이 들기도 하죠. 좋은 기운을 받아도 시원찮을 판인데! 참다보면 결국 속이 터지기 마련입니다. 참다보면 지쳐가는 것은 결국 나 잖아요. 

이럴 때는 ‘나는 너의 뒷담화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시그널을 팍팍 풍길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나 이런 사람들은 “너만 그런거 아니야 나도 싫어” 이 얘기가 듣고 싶은 거고요. 그렇다고 당당하게 ‘NO!”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 친한 친구도 아니고 직장 동료, 선배라면 더 어렵고요. 

김경일 인지심리학자는 이럴 때 “너 되게 특이하다”라고 말해보라고 조언합니다. 뒷담화의 공범으로 만들려는 사람에게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암시를 주면서 나에 대한 악감정은 갖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라고요. 이런 대화가 반복되면, 뒷담화를 같이 할 다른 사람을 찾아 떠나기 마련이래요. 

원천 봉쇄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 사람이 남 욕을 시작하기 전에, 다른 사람 칭찬으로 대화를 시작해버리는 겁니다. 평소에 사람들의 장점을 잘 관찰해놨다가, 그 사람이 뒷담화 시동을 걸려고 하면 재빨리 다른 사람을 칭찬하는 대화를 시작해버리는 거죠.  “A씨는 이런 점이 참 좋지 않아요? 대단한 것 같아요. 부러워요” 식으로요. 누군가가 대단하다며 칭찬하는 사람 앞에서 그 사람 욕을 하기는 어려운 법이잖아요.

이런 사람들은 자신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불행하고, 늘 불안한 사람이래요. 다른 사람들과 같이 남을 욕하면서 우월감을 느끼고, 이를 통해 ‘나는 괜찮은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고 싶은거라고요. 이쯤 생각하면 좀 불쌍하기도 합니다. 

이럴 때는 오히려 남 욕 하는 그 사람을 공개적으로 칭찬해주는 것도 방법일 것 같아요. 다 같이 있는 자리에서, 그 사람이 욕했던 뒷담화의 주인공들과 같이 그 사람을 칭찬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보는거죠. 남 욕하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자신을 칭찬하는 사람을 욕하기는 힘들지 않겠어요? 그동안 자신이 했던 욕을 떠올리며,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할거에요. 

실제 제 지인이 비슷한 경우가 있었대요. 뒷담화가 일상인 상사때문에 고민을 하다가 여러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만 있으면 그 상사 칭찬을 했대요. “일처리 꼼꼼하고 정말 훌륭한 선배다. 많이 배우고 있다”는 식으로요. 또 그 상사에 대한 좋은 얘기를 들으면 그 상사에게는 “00씨가 선배가 어떤 점이 좋았다고 얘기를 하시더라. 인덕을 많이 쌓으신 것 같다”고 전하기도 하고요. 이후 직장 생활이 많이 편안해졌다고 하더라고요. 

칭찬할 것을 찾아가며 남을 칭찬하는게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자신에게도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른 사람들의 장점을 찾고 공유하다보면 스스로가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있다는 느낌도 들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의 장점 속에서 배우는 점도 있을 거고요. 다른 사람들도 “다른 사람의 좋은 점을 말하는 좋은 사람”으로 날 기억해줄테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라는 겁니다. 남 때문에 힘들어봐야 다 내 손해에요. 내게 가장 좋은 것은 무엇일까 이것만 생각해서 방법을 찾아봐요. 분명 방법은 있을거에요. 이거 참, 말하다보니 너무 길어졌네요. 아무쪼록 어제보다 조금 더 남 얘기 덜 듣는 오늘이 되시길, 함께 바랄께요! 

…아 이거 참. 이 고민을 주변에 나누다보니 이런 방법도 있답니다. 꼭 말하고 싶어서 다시 돌아옴요. 이것은 제 또다른 지인의 방법. 

“뒷담화를 사소하고 우습게 만들어 버리기. 예를들어 A에 대한 뒷담화가 시작되면 이렇게 말해본다.

‘앗! 전 A님에 대한 안 좋은 얘기를 들으면 안될 것 같아요! 아침에 A님이 커피 내려주셔서 오늘은 하루 종일 A님에 대한 좋은 생각만 하기로 했어요!’같은 식. 응용편으로 ‘어제 그분께 칭찬을 받아서’ ‘아침에 그 분께 초콜릿을 받아서’가, 심화편으로 ‘전 월급날 있는 주에는 경영진 욕 안하기로 했어요’ 등이 있다. 포인트는 능글맞고 어이없게 말하기. 약간의 연기가 필요하다. 

만약 ‘아니 자기한테는 커피 내려줬어? 웃겨. 나는 안 주던데?’ 식으로 새로운 뒷담화가 시작됐다고? 그럼 이렇게 말해보자. ‘아! 저 사실 커피 내리러 가면서 A님한테 텔레파시를 보냈어요. 내커피내커피내커피…A님 뇌파가 저랑 좀 잘 맞나봐요! 내일은 간식 달라고 보내봐야지!’”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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